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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IOS! 2018

입대를 했다.

 

저 멀리 어느 어릴 때에부터 나는 언젠가 군대를 가겠구나 막연히 생각했었고, 결국 그렇게 됐다.

2018년의 끝에서 어느새 나는 육군훈련소, 경찰학교를 거쳐 자대 생활에도 꽤나 적응을 해 있다.

 

올해.

올해의 시작에서 나는 무슨 생각을 가졌더라.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무언가 아쉬워 했고 무언갈 다짐했을 것이다.

 

인스타에 그 무렵을 뒤져보니 B형 독감으로 나는 2018년을 열었다.

그건 갑작스레 찾아왔고 결국 가려했던 기숙학원에서의 일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내 신년에 가지고 있던 나름의 계획이 엎어졌고 새로이 우연의 것들을 데려왔다.

원래였다면 그곳에서 새 해를 맞이했겠으나, 

나는 대전에서 나의 고등학교 친구들과 이름도 처음보는 Lucky Strike라는 바에서 처음 럼과 진과 위스키를 홀짝이며 있어보이는 연말의 흉내를 내게 되었다.

그렇게 2017년의 시작에 있었던 시청 앞 광장에서 2017년의 끝에 서있었고 2018년을 맞이했다.

 

 

그렇게 시작된 당해의 다른 날들은 해의 시작처럼 계획보다 우연과 우발에 의한 것이 가득했다.

 

기숙사 입관비를 제 때 내지 못해 기숙사에 떨어져 얼떨결에 한시간 반은 가야하는 남도학숙에서 통학을 하게 되었다.

1교시는 참 싫었고, 그리고 통학 탓에 거진 반 정도를 신세진 재웅이형과 은택이 형에게도 미안하지만,

그 통학을 하지 않았으면 나는 내가 여태 하고싶었던 영화관 알바를 하지도 못했을 것이고

그 일을 통해 만난 사람들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시퓨즈는 단연코 할 생각이 없었으며 계획에도 없었으나,

생각지도 못하던 전 국장의 연임으로 역시나 그렇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인연들을 만들었다.

우발적 선택으로 스페인 여행을 갔다왔고,

교양으로 들었던 소프트웨어 수업에서 뜻밖의 좋은 결과로 교내 대회에서 상을 받았다.

물론 너희와 함께했던 라오스 여행은 여태껏 최고의 여행으로 남아있다.

 

누구랑 함께 평창에 즉흥으로 올림픽을 보러갔었고,

시험기간에는 한강대교에서 어묵과 오뎅을 파는 아저씨와 사람냄새나는 대화를 해보기도했다.

짧지만 누군가를 사랑하기도했다.

 

아무튼 이 이야기는 결국

계획보다 우연으로 가득했던 2018년의 혼란과 기쁨에 관한 것들이다.

 

물론 사람이 어떻게 계획대로만 살겠냐마는 굵직한 모든 계획들은 쉬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대신에 온 새로운 것들이 가져온 어색함과 혼란 그리고 기쁨의 이야기.

 

365일의 하루하루가 모인 1년을 하나의 감정이나 하나의 단어로 정리하기는 여간 여러운 것이 아닌 것 같다.

올해 그러니까 2019년은

여기 자대에서 시작하고 이곳에서 끝나겠지만,

더 지혜롭고 더 건강해지겠다는 그 약속은 꼭 지키고싶은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