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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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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노여움을 사, 세 질문의 답을 얻어야만 다시 하늘로 돌아갈 수 있었던 천사 미하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
미하일은 앞선 두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마지막 질문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답을 찾으려 수많은 사람과 여정을 거치고, 결국 찾은 답은 ‘사랑’이라는 어쩌면 꽤 진부하지만 상당히 묵직한 울림을 주는 결론으로 귀결되며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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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면 중,고등학교 때와는 사뭇 다른 인간관계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무래도 매일 필연적으로 만나야하는 시스템이 아닌 모두가 각자 모두 다른 삶의 굴레를 돌고 있으며 그 굴레의 아귀가 맞아떨어질 때야 서로의 삶을 잠깐 엿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모두들 그때보다 삶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고 그 깊이도 깊어졌지만 그렇다고 그게 관계에 적용되기엔 물리적 제약이 커져버렸다. 당연히 그 속에서도 각자 마음 맞는 사람들 간에 우리는 또 아름다운 관계를 만들어간다. 하고싶은 말은 그러한 관계들보다도 전체적인 인간관계가 불안정함에 놓여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불안정함 속에서 주변을 더 사랑할 수 있고, 사람을 좋아할 수 있고, 혹여나 관계에 치이며 다치더라도 다시 일어나 사랑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중심을 잡아주는 굳건한 사랑이 있는 덕분이라 믿는다.

그 중심은 내게 가장 큰 원동력이 되고, 나침판이 되어주며, 진취적인 미래에 과감한 용기를 주고, 삶의 기준이 된다.

누군가에겐 사랑하는 연인일 수도 있고, 은혜로운 부모님일 수 있으며, 모든 것을 나누는 친구일 수도 있는,
그 중심이 내게는 고교시절의 선생님이시다.

이번 연휴의 마침표는 그 중심에서 찍는다.
대전에 올때마다 같이 시간을 보내곤 하지만 사흘간 댁에 머물며 지낸 시간은 길이 남겨둘 또 하나의 추억이다.

이 시간은 내게 가장 큰 원동력이 되고, 나침판이 되어주며, 용기를 주고 기준이 되겠지.
그래서 이 시간이, 이 시간을 만들어준 그들에 항상 감사하며 살아간다.

인생에서 내 맘대로 되는 건 별로 없다.
어쩌면 없다.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독립 사건이 그럴듯하게 내 마음대로 일어났다면 그걸 우연이라 부를 뿐이다.
그러나 그래서인지 그 중에서 가끔 내 생각대로 되어 흐르는 몇몇 순간이 있을때 우리의 행복은 배가된다.

진실로 믿음이 있는 관계가 있다는 것.
그 관계가 인생의 거대한 축이 된다는 것.
이 관계의 우연이 내겐 너무나 큰 축복이자 행복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답은?


사우나를 갔다. 남자들의 시간. 우리는 또 그만큼 커갔다.


녘vs 호vs현수 플랭크 시합. 자존심 내기. 얼굴 벌개지면서도 배를 땅에 내려놓지 못하다 2분 채 지났을 때 가장 먼저 내려온 누군가가 가장 먼저 내려온 이유는 나머지 둘을 그만큼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이었다고 나는 생각하련다:)


미국 갔을 때 사온 트로피와 장난감들. 선생님께 드린 저 상과 준수에게 준 저 장난감 그리고 스파이더맨 뒤에 놓인 올해  존경의 카네이션이 뒤의 햇빛을 받아 아름답게 빛나는 오후였다.


선생님이 사주신 지갑. 가격도 가격이지만 이게 오천원짜리였어도 난 낡고 닳아 해질때까지 썼을 것이다. 보물. 아 이런게 보물이구나.


행복이 묻어나는 사진이다.

남한산성은 위대한 작품이다. 왜냐면 작품성도 뛰어나고, 영화의 문체도 마음에 들고,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나고.

무엇보다 이런시간을 만들어 주었고:)


일당 감자탕. 감자탕의 냄새는 내겐 스승의 은혜다.



팩이 내 얼굴에 안맞는건 내 얼굴이 커서가 아니다!!! 그냥 저 팩이 작은거다!!


옳지 준수야. 많이 먹고 무럭무럭 자라야지.



너넨 서로가 서로의 좋은 보물일거야 그러니 싸우지 마~



춥다고 내 옷을 입더니, 아니 뒤집어 쓰더니 해벌쭉 웃는다. 귀여워 미소가 지어지지 않을 수 없는 사진. 


언제나 열심히. 실용적이고 알찬 인생이 값지죠.

그러나 이런 여유도 참 아름답잖아요.


그냥 좋았던길 홍시니 대홍감이니 아무튼 그런 얘기로 가득 찼던 길.


현수vs준수 그리고 준수vs호 호vs동녘 마치 어바웃타임의 그 어떤 한 장면 처럼.


날이 좋아서. 그렇게 기분이 좋아서. 그렇게 이 순간이 또 좋아서.



건방진놈 하지만 성숙한 놈. 성장이 기대되는 놈.



아빠와 아들. 설명보단 그 느낌으로만 간직하고 싶은 사진.



맨날 시크하구하지만 결국 좋다고 똥강아지처럼 쫄래쫄래 따라 붙는모습을 보면 귀엽기도 또 고맙기도.



덕분에 정말 행복한 한가위였으니.


-준수의 스노우 퍼레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