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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그런 사람이다>

‘너를 환란 가운데 너를 지키는 자라
두려워 하지말라 내가 널 도와주리니
놀라지 말라 내 손 잡아주리라’
<나의 안의 거하라> 중
오늘의 예배 마지막 즈음 흘러나오는 이 CCM가사에 따라 나의 손을 꼭 잡아주시고는 노래가 끝나기까지 놓치않으셨다. 뜬금없는 제스처에 나는 뜬금없이 눈물이 맺혔다.


예배가 끝나고 나오는 길에 사소한 부탁을 해놓고는 요즘 자기가 나를 너무 편하게 대하냐며 “우리가 이정도 사이는 되지? 내가 너무 부려먹냐ㅎㅎ” 하시지만, 나중에는 새로 시작하는 한학기라며 온갖 걱정과 더불어 넉넉한 용돈을 쥐어주셨다.


서울로 올라가려 집 앞까지 배웅해 주고선, 내가 장난 반 진심 반 헤어짐에 아쉬움을 표해본다면, 왠일인지 괜히 서성거리듯 차에서 걸어나와 어깨동무 한 번 하며
“야 짜식아 우린 평생 갈 사이잖아~”하며 능글맞게 웃음지어 돌려보낸다.


당신은 그런 사람이다.


전에 몇번 허세가 넘친다거나 자랑을 자랑이 아닌냥 애둘러 말하는 그런 어린 사람이 될 때면 어떻게 금새 꽤뚫어서 바로잡아 버렸다. 또 교만이나 나태에 빠져있다면 따끔한 말로 건져내기도 한다. 그래서 당신 앞에선 내가 비로소 진짜배기 내가 된다. 어떠한 거짓없이 오롯이 나를 보여줄 수 있기에 그 순간이라면 모든 것을 덜어내버리곤 자유롭고 편안하다.


나는 멋있어 보이는 걸 좋아하지만 실상 내실이 없는 사람이며, 감정이 풍부하지만 결국 표현을 잘 해내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런 내가 싫어져 내실이 가득 들어차도록 노력하며 내 감정에 솔직해지고 표현해낼 수 있도록 매일 끊임없이 되뇌이는 이유는 그토록 고마운 당신 앞에서 당당해지고 싶기 때문임과 그토록 은혜로운 당신이 못보는 곳에서까지 당당해지고 싶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