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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의 여유 꼬마가 아빠에게 묻는다. “아빠 내가 보는 저 구름을 앞으로 다시 볼 수 있을까요?” 덕분인지 왜인지 확실히는 모르지만, 구름은 비가되어 내리고 그 비로 내린것들은 다시 바다로 흘러들어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비는 한참을 흐르고 또 흘러야 바다로 나게 되는데, 길고 길게 흐르는 역사 중에 어쩌다 다시 하늘로 올라간다면 다시 구름이 되어 하늘을 날고 있을거라고. 그러면 당연히 그 구름을 다시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하니깐.그러자 아빠는 그저 어린아이의 질문이었을까하는 질문에 “글쎄? 아마 못 보지 않을까?” 하고 대답한다.“왜요왜요? 왜 우린 저 구름을 다시 볼 수 없나요?”하는 물음에는알프스의 어느 언덕 이름이 등장하고, 바다의 산호도 등장했다가 그 틈에서 꼬물거리며 나온 물고기가 머금고 저 바다로 가져..
<캐비닛 문건, 끝없는 고구마 줄기> 최근 영화 남한산성을 굉장히 인상깊게 봤다. 올해 본 우리나라 영화중에 아마 제일이지 싶다. 사극에 가미되기 쉬운 신파적 요소를 드러내고 실제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의 느낌을 그대로 끌어와 묵묵하고 담담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영화의 문체는 그의 소설 ‘흑산’ 혹은 ‘칼의 노래’와 같이 고증이 철저하게 담긴 소설 무엇이라도 읽어보았다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명과 청 사이의 조선에서 도무지 무어라 답을 낼 수 없는 그 상황에서 각자의 길을 걷는 우리의 치욕의 역사. 그 극 중에서 김상헌은 최명길에게 이렇게 말한다.“백성을 위한 새로운 삶의 길이란, 낡은 것들이 모두 사라진 세상에서 비로소 열리는 것이오. 그대도, 나도, 그리고 우리가 세운 임금까지도 말이오. 그것이 이 성 안에서 내가 기다리는 것이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톨스토이의 - 신의 노여움을 사, 세 질문의 답을 얻어야만 다시 하늘로 돌아갈 수 있었던 천사 미하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 미하일은 앞선 두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마지막 질문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답을 찾으려 수많은 사람과 여정을 거치고, 결국 찾은 답은 ‘사랑’이라는 어쩌면 꽤 진부하지만 상당히 묵직한 울림을 주는 결론으로 귀결되며 끝이 난다. -대학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면 중,고등학교 때와는 사뭇 다른 인간관계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무래도 매일 필연적으로 만나야하는 시스템이 아닌 모두가 각자 모두 다른 삶의 굴레를 돌고 있으며 그 굴레의 아귀가 맞아떨어질 때야 서로의 삶을 잠깐 엿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모두들 그때보다 삶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고 그 깊이도 깊어..
이상 하다 이상3 [理想] 1.생각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가장 완전하다고 여겨지는 상태 BLUE POT. 애용하진 않지만 항상 열려있는 폴딩도어 덕에 꽤나 쾌적해보여 나는 거기가 마음에 들었다.안과 밖의 경계를 애매하게 흐려 놓는 테이블이 있는데, 거기 앉기로 한다.소박하지만 나름 아름다운 영신관과 그 뒤로 낡은 수림과학관이 걸쳐있고, 너머는 때깔 좋게 빛이나는 경경관까지 한 구도에 들어와 나름의 경관을 만드는 오후의 빛.언제나 일상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순간에는 그 장면은 금새 낯설어진다. 과거의 내가 그리던 미래는 그저 평온한 일상 속에서 무언가에 두근거리고 있는 나의 모습이었다는 걸 알기 때문인지,그 설렘과 스스로의 자부심을 드높여본다.조금 더 정확한 모습은 무엇이었을까.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가장 아래까지 내..
롯데희망장학생 최종합격:) 2017년 7월 20일. 생생함.민정누나를 혜화에서 만나고 시퓨즈 딩고강연을 들으러 신용산역으로 가던 그 지하철 안에서 문자가 왔다. "[Web발신] 롯데장학재단 장학생 추천건으로 이메일 발송하였습니다. 확인 후 연락 요망" 우리학교의 인재개발원이라는 곳에선 메일함이 미어 터지도록 이런저런 소식들을 보내오는데,이 문자 역시도 흔한 중앙대 인재개발원의 문자 쯤으로 생각해서 랜덤재생으로 맞춰놓아 흘러나오는 노래에나 다시 집중했다. 몇마디의 가사가 더 흘러나오지도 않았을 즈음이었나 전화가 왔다. "신동녘학생 맞으시죠? 여기 학생지원처인데요. 이게 좀 급한거라 이러쿵 저러쿵 그래서 지원할 의향이 있나요?" 왜 이 전화가 나한테 걸려오지? 전산오류인가? 별의 별 생각이 다 들면서 머리가 복잡해졌다. 무엇보다 4년..
홍콩여행:2017 홍콩은 냄새가 났다. 뭐 사람 냄새니 하는 그런 추상적인 개념의 냄새가 아니라. 말그대로 냄새. 바닷바람이 뭍혀오는 것인지 모를 그것이 홍콩이 준 가장 첫 인상이다. 그 냄새의 답을 찾기 위한 여행이었지 싶다.어디에서 가는 해외여행이 아닌, 직접 준비해서 가는 해외여행은 홍콩이 처음이었던 지라 제법 기대가 됐다.그러나 출국하는 당일 새벽까지도 시퓨즈 뒷풀이가 진행형이었기 때문에, 사실 여행에는 무게를 많이 못 두고 있어 그 떨림이 온전히 전해지진 못했었다. 슬슬 밤이 되어 짐을 쌀 때에도 가는구나 했고, 그렇게 담담하게 미리 준비해둔 옷가지들을 가방에 넣고 카메라를 들고 기숙사를 나섰다.이 여행은 더할 나위 없었다. 일주일 내내 일기 예보가 천둥번개를 내뿜고 있었기에 어쩌지 싶었지만 그마저도 막상 홍콩에..
감성녘#2_러시아워 감성녘#2_러시아워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한강대교, 서울로7017, 서울역, 광화문광장까지. 이렇게 많이 걸으면 발이 닳지 않을까 싶을정도로 하루를 종일 걷고도, 또 추가촬영을 해서야 영상소스를 마련했다. 흘린 땀만큼 맘에드는 영상임과 더불어, 이제 올리픽대로랑 강변북로라는 말이 내 입에서 나오는걸보니 나도 서울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다. 우하하하하. ('한강대교 북단'이라는 간지나는 말을 들으면 그게 어딘지 머리속에 그려진다. 서울사람이다 우하하하하) 아 맞다. 그래서 이번편은, 복잡함, 바쁨, 서두름이 만들어낸 역설적인 시간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BGM: Kodaline-Midnight
플립(FLIPPED) 감상 "누구나 일생에 한 번 무지개처럼 찬란한 사람을 만난단다"영화포스터의 첫 문구이다. *스포주의* 영화를 보면서 꽤 여러 번 울컥했다. 슬픈 장면이나 감동적인 장면이 있어서라기 보단, 이 친구들의 사랑이 너무 아름답고 행복해서 울었다.표현하는 법이 서투르고, 상대방의 표현을 알아채는 법도 서툴러서 서로를 이해하는 모든 과정에 능하지 못한 두 아이.플라타너스 나무가 주었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처럼'부분'이 모인 '전체'가 때론 부족하고 미완일 지라도 더 아름답다는 것을,혹은 그 나무가 무너지고 없어질 지라도 내 마음에 영원히 간직할 수 있을 때, 머리가 아닌 심장으로 사랑을 느낄 때 그게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을 나지막히 알려준다. 어쩌면 가장 순수했고 덧없었기 때문에, 아직 전체를 볼 줄 모르고심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