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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캡틴, 마이 캡틴

스승님, 은사님.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아무리 표현해내도 당신은 언제나 감사한 존재이며, 당신을 언제나 사랑합니다.


그동안 숱한 글로 당신과의 삶을 풀어내었습니다. 또 숱한 경험을 영상으로 만들어 봤습니다.

그럼에도 매 순간 당신이 제게 해주신 말씀을 곱씹으면 그게 또 삶의 원동력이 됩니다.

그러니까, 껌을 씹고 또 씹는데도 단물이 빠지지 않는 껌을 씹는 기분입니다.


"역쉬 나의 제자."


이 얼마나 아름답고 벅차는 말입니까.

매 통화마다 매 만남마다 당신께서 해주시는 말씀이지만, 아! 내겐 참 벅찬 문장입니다.

내가 당신의 제자이기에 당신이 행복한 그 정도의 훨씬 배로 내가 당신의 제자이기에 행복합니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 이유는 거듭 말하지만, 당신이 나의 스승임을 자랑스워할 수 있도록하기 위함이 큽니다.

나의 자아실현이라는 목적과 꽤 동등한 위상을 갖고 있는 것도 같습니다.


아무튼 말씀하신대로 정말 할 수 있는 한 많은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영양가 없는 경험보다 질을 중요시하는 것이라 하지만

전 아직 어리기 때문인지 그냥 이것저것 다 해보고 있습니다.

물론 그 경험 속에서 꼭 무언가 공부하고 배우고도 있습니다.

많이 힘들 때도 있지만 그럴때마다 당신 생각이 납니다.

이악물고 버텨봅니다.

근데 그러고나면 신기하게 그 경험이 값진 경험으로 남습니다.


연극을 해봤습니다. 신기합니다. 제가 언제 이렇게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해보겠습니까?

연극은 또 다른 삶이었고, 새로운 인생을 내게 체험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래서 좋았습니다. 좋은 사람을 너무 많이 보았습니다. 멋진 사람도 너무 많이 보았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과 대표도 해봤습니다. 친구들이 참 잘했다 해줍니다. 스스로는 많이 부족한 점들 밖에 안보였습니다.

그러나 그 부족한 점들을 메우려하던게 제겐 하나의 채찍질이 되었나봅니다. 돌아보면 참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저널리즘을 공부합니다. 우리가 그토록 이야기했던 정의가 무엇인지. 그것을 바로 세우기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관한 공부라 생각하니 사실 가슴이 많이 뛰었습니다.

그래서 전 출튀도 못하고, 자체공강도 못했습니다. 그냥 그게 당신에게 죄 짓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방학에는 매일매일 도서관을 갑니다. 책을 많이 읽습니다. 당신이 항상 책을 잡고 있던 그 모양새를 따라해보고 있습니다. 책에는 인생이 담겨있다지요. 세상이 담겨 있다지요. 그것을 나도 한 번 따라해봅니다.

그리고 여행을 떠날 겁니다. 아, 물론 당신처럼 무모하게 떠나지는 않습니다ㅋㅋㅋ. 매일 땀을 흘리며 하루 종일을 다리미질을 하던 불법 외국인 노동자였던 당신은 당신의 책임을 다하고자 열과 성을 다했지만 결국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던 과거가 있지요. 바보같지만 재미있습니다. 그런 경험이 정말 멋지고 값지며 지금에서야 웃으며 말했지만 당시엔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그 과정을 거친 당신이 재미있습니다. 그에 미치지 못하겠지만 왜 사람들이 말하는 젊은 날의 패기 그것 좀 배우려 합니다. 그래서 나도 여행을 떠납니다.

이제야 한학기를 마치고 첫 방학을 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경험을 할 지 모릅니다. 상상도 안 갈 만큼 넓은 세계가 아직 더 남아 있어요.

또 아직 그 보물을 찾지 못했습니다.

당신의 말을 들으면서 내 마음속으로 생각했던 서울의 보물을 찾지 못했습니다.

언젠간 찾을 수 있을겁니다. 그래서 두근거립니다.


주변에 퍼진 수많은 사제관계를 보거나 들으면

당연히 자연스레 당신 생각이 납니다.

어떤 얘기를 들어도 난 당신과 나의 관계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그들에게 분명 값진 관계겠지만 난 우리 관계가 내게 딱 적절하고 적당합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보다,

완득이의 동주 선생보다,

굿 윌 헌팅의 숀 맥과이어 선생보다,

내겐 당신이 제일 멋있습니다.


오 캡틴! 마이!! 캡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