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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xotic'에 관하여 2018년 11월의 마지막 날. 돈키호테를 다 읽었다. 자대로 전입온지도 3주의 시간이 흘렀고, 부대 생활에도 딱 그만큼 적응을 했다. 돈키호테를 처음 읽고 싶다 생각한 이유는 별 다른 이유는 아니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미드인 뉴스룸(The Newsroom)의 시즌1의 첫 시작과 시즌3의 마지막을 'Quixote'가 열고 닫았다. 영미문화권 자체에 관심이 많기도 했거니와 그들이 서로를 비유하는 그 맥락을 짚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이 그 시발점이었던듯 싶다. 스페인어로는 Don Quijote(스페인어로 j는 h로 읽는다)인 돈키호테가 영미권에서는 Quixote인데 무언가 있어보이는 듯 한 묘한 단어. 단지 그것이 시작이었다. 미국발음 [kiouti], 영국발음 [kwikset] , 특히 극 중 영국억양을..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가장 빛나는 청춘들의 히치하이킹!> 다큐멘터리? 드라마래야 믿겠다. '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나서도 벙쪘다.' 는 주로 내가 굉장히 감명깊은 영화를 봤을 때 나오는 지극히 자연스럽고도 습관적인 반응이다.먼저 이들의 영화로의 히치하이킹에 박수를 보낸다. 최초 7명이서 80만원 고로 거의 무일푼에 가까운 돈으로 유럽을 1년 동안 여행한다는 것은 불가능과 같은 말일지도 모르겠다.이 세상에서 자신들이 짊어지고 있던 짐을 내려놓았다는 것이 그들의 발걸음을 얼마나 가볍게 해 주었길래 그들은 그 불가능에 몸을 내 던져볼 수 있었을까. 그렇게 끝내 그들이 만들어 낸 것은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라는 반의어에 가까운 두 단어의 조합이다. 정작 1년의 시간을 돌아보았을 때 '잉여'라기엔 너무도 청춘의 열정을 불태웠던 그들이 스스로 '잉여'의 타이틀을 달아냈을..
이상 하다 이상3 [理想] 1.생각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가장 완전하다고 여겨지는 상태 BLUE POT. 애용하진 않지만 항상 열려있는 폴딩도어 덕에 꽤나 쾌적해보여 나는 거기가 마음에 들었다.안과 밖의 경계를 애매하게 흐려 놓는 테이블이 있는데, 거기 앉기로 한다.소박하지만 나름 아름다운 영신관과 그 뒤로 낡은 수림과학관이 걸쳐있고, 너머는 때깔 좋게 빛이나는 경경관까지 한 구도에 들어와 나름의 경관을 만드는 오후의 빛.언제나 일상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순간에는 그 장면은 금새 낯설어진다. 과거의 내가 그리던 미래는 그저 평온한 일상 속에서 무언가에 두근거리고 있는 나의 모습이었다는 걸 알기 때문인지,그 설렘과 스스로의 자부심을 드높여본다.조금 더 정확한 모습은 무엇이었을까.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가장 아래까지 내..
미래 알바를 시작한지 한달이 훌쩍넘어 벌써 두달이 다 되어간다.그 동안 담임을 맡고있는 아이들과 많이 가까워졌고 이젠 내 새끼들 같을정도로 정이 참 많이 가는 친구들이다.그들과의 여러 애피소드 중 손에 꼽히게 기억에 남는 일 하나를 적어보려한다. 오후 11시 11분가르치는 학생 하나가 장문의 카톡을 보내왔다.전말;그 날 퇴근하는 길을 같이 걷다보니 자연스레 미래에 대해 두런두런 이야기하고있었다. 주제가 흐르다가 그 학생은 불쑥 자신의 꿈에 관해 나름 잘 정리해 놓은 메모 하나를 꺼내 놓았다. 써놓은 말 한줌씩이 썩 감동이라 그 길로 바로 카톡으로 보내라했더니 쑥스러워하면서 한사코 못하겠다더라...하더니만 결국은 몇 시간 뒤엔지 저렇게 보내온 것이다.본인은 오글거린다했지만 내 눈엔 한없이 기특할 뿐이었다. 그 ..
다리 위 철학 다리;재수할 때에도, 알바하면서도 매일같이 지나는 이 다리는 내게 두 가지 선택을 던진다.간단하다.오른쪽? 왼쪽?지나가는 차와 엑스포다리의 멋진 야경을 보고싶을땐 좀 더 오른쪽으로 갔고, 반대로 흐르는 강과 도시의 어루어짐을 보려면 왼쪽으로 난간 가까이에 걸었다.(가끔 저 노란선의 뽀독거림이 좋아서 가운데로 걸으면서 발을 문지르기도 했다ㅎㅎ변탠가보다) 비슷하게,지금은 재수가 끝나고 나름 중요한 선택을 앞에 뒀다.언제보다 두려움이, 막막함이 컸다. 그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겠어서 여러 인생 선배들의 감사한 이야기를 듣고 소중한 조언을 얻으면서 결론을 내려보려했다. 그러나 뭔가 뒤죽박죽에 팔랑귀마냥 여전히 뒤숭숭했고 이젠 끝을 봐야겠다는 생각에 언제나 그렇듯 인생의 지침서를 찾아갔다.은사님;은사님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