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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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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의 여유 꼬마가 아빠에게 묻는다. “아빠 내가 보는 저 구름을 앞으로 다시 볼 수 있을까요?” 덕분인지 왜인지 확실히는 모르지만, 구름은 비가되어 내리고 그 비로 내린것들은 다시 바다로 흘러들어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비는 한참을 흐르고 또 흘러야 바다로 나게 되는데, 길고 길게 흐르는 역사 중에 어쩌다 다시 하늘로 올라간다면 다시 구름이 되어 하늘을 날고 있을거라고. 그러면 당연히 그 구름을 다시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하니깐.그러자 아빠는 그저 어린아이의 질문이었을까하는 질문에 “글쎄? 아마 못 보지 않을까?” 하고 대답한다.“왜요왜요? 왜 우린 저 구름을 다시 볼 수 없나요?”하는 물음에는알프스의 어느 언덕 이름이 등장하고, 바다의 산호도 등장했다가 그 틈에서 꼬물거리며 나온 물고기가 머금고 저 바다로 가져..
중심 없는 팽이 새벽 일찍 대전에서 서울로 올라오며; 꽤 좀 된 어느 날 연극학회 브로슈어 촬영을 갔다가우리가 쉬고 있던 공터에서 아이들이 팽이를 돌리고 있던걸 다같이 구경하던 때가 있었다. "원! 투! 쓰리! (더이상 셋, 둘, 하나가 아니더란다...) 고우 슛!"하는 아이들의 외침은나를 잡념 속으로 던졌다. 팽이는 중심이 없으면, 가만히 있질 못한다.이리 갔다가 저리 갔다가. 그저 멈추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할 뿐 왜 돌아가고 있는지는그 자신도 모르며 겉에서 보아도 모른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경기장 밖에 홀연히 놓여있는 것이다. 분명 최근 몇주는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로 바쁜 시간이었다.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단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인가보다 하는 시간들.여태까지 나는 바쁘다는 상태와 그것을 견뎌나가는게 열심히 사는 거..
20170505 어린이날, 은사님과의 오후 # "동녘이랑 이렇게 서울에 와서 밥먹는 날이 오다니! 정말 좋구나 동녘아~뿌듯하다 기특하고" 오늘 밥을 먹다가 별 것 아니게 귀로 흘러들어온 대사에사실 조금 울컥했다. 내가 그리던 몇몇장면 중에는 전혀 없는 장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만큼까지 행복할 줄은 몰랐기 때문에 그 감동이 배가 되었지 싶다. 그리고 당신께서 더이상 나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는 말, 나의 가능성을 전적으로 믿어준다는 그 말을 했을 때에도 참 먹먹했다.누구도 나에 대해 이렇게 믿어주고, 아무도 이만큼이나 나의 가치를 인정해주면서 자긍하도록 해주진 못했는데언제나, 언제나 선생님께서는 나를 믿어주고 나의 가치를 빛내준다.그래서 감사하다. # "그래서 내가 너한테 재수하라고 한거다. 너가 하고싶은 것을 하길 바랬다."이 역시 참 듣기 좋..
그래 이런 거 나는 평범한 일상에서의 소소한 행복이 그렇게 좋다.예컨데 재수할 때에만 해도 점심시간에 혼자 남아 공부할 때 교실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 맞으면서 그 미적지근한 햇살에 몸을 녹이는 게 참 좋았고옥상에서 바람쐬러 올라갔을 때 저 멀리 지는 해를 작별하려는 하늘이 적색 울음을 토하는 장면을 낭만이라고 느꼈다. 오늘만 해도 PT 받다가 벽장과 기둥 사이 그 조그만 틈으로 햇볕이 비집고 들어왔는데한참을 땀흘리면서 복근운동하다가 대환이형이 틀어준 노래와 햇빛이 들어오는 장면이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져서는그냥 또 고새 좋다고 행복해버렸다ㅋㅋ 형아의 애완 청소기+쪽빛 햇살+그럴싸한 노래 이 세 박자가 완벽히 맞아떨어진 순간이었다.그래 이런 거, 이런 사소한 순간들이 난 참 좋더라:)
서울라이프 2017.02~? 서울, 대학, 봄, 사람내가 그동안 바래오고 설레어 온 단어들.어떻게 감당하자고 이만큼 기대하는걸까?하는 스스로에게의 반문에내 생각보다 굉장히 삭막하고 어둡고 정내미 없는 그런 차가운 곳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답하며 겸허히 생각을 정리해본다.그러나, 그러나라는 역접어에 담긴 많은 생각들은 다시 그 모든 기대에 숨을 불어넣는다. '서울이 좋다!' '서울에 내청춘을 바치리라!' 하던 열정이 어느때 막연히 든 생각은 아니었다. 꽤 많은 시간을 바래왔던 것 같다.친구들에게나 주위사람에게는 막연히 '난 서울에 대한 기대가, 바람이 어마어마해요!'하면서는 그 이유로 '촌놈이라 그런가봐요~'하곤했는데 사실 그것보다 훨씬 더 단편적이고 가까운 시일의 사건으로 시작되었다. 고등학교 1학년이 시작할때쯤. 고려대학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