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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13)
청룡탕;오후 이른 오후되었을 그 무렵,해는 이제 반을 넘어내었다.꽤나 열심히 빛줄기를 떨어뜨린 탓혹자의 등어깨는 볕을 아주 머금었고,나른했다가 달궈지길 다시금 반복하므로올곧게 서있을 리는 없을 터였다. 벤치 위에 머물던 찰나의 시간은그 순간이 머금었던 바람만큼그만큼만 딱 불어와 살랑일 뿐,바쁘다 나를 재촉하질 않아서 그랬는지충분히 여유로웠던 그 날의 오후. 호수, 아니 조금은 넉넉한 연못이라할까.장렬하게 햇볕을 마주하고 있었으나,차마 다는 가슴에 담지 못할 양이었다고고백할 용기가 없는 걸 보니,자존심이란 게 네게도 있었나보다. 그래도"해는 밤을 무서워한다."가운데 용가리가 전설처럼 했던 말이 있었다.아찔하게 쏟아지는 햇살 한줌마다를잘게 쪼개 별처럼 부수어 수면위에 흩뿌리곤어줍잖게 밤하늘을 재법 흉내내고 있었던,호수라..
<병아리> 노란 계성은 어쩌면 나의 울음이라조그마한 폐를 조이며 터뜨린암탉에게 내놓아라하는 관심 종종걸음으론 쫓아가다간 금방 놓쳐버릴 새라뒷꽁무니에 얼굴을 푹 파묻고 바싹 붙어 따라감은한시도 놓치기 싫은 따스한 온기요,결핍이요,사랑일터다 나야 가끔 버겁기로 숨이 차고 뒤뚱거려흑색 모래먼지 묻혀올지 모른다그 때마저도 어설프게 당신의 위엄, 긍정을흉내는 내보려는 귀여운 몸짓이려니옳지옳지 넘어가주오 노란 계성은 나의 울음이라관심에 주려 온갖 아양을 부리더라도내 마음 다 커버려 이제 봐줄만 하거든그때야 뒤돌아 잘했다 쓰담여주오. -이 시는 내가 누군가를 위해 썻던 시다. 까오잡아 말하면 헌정시.그래서 한동안 올리는 것을 꺼려했다 왜냐면, 보편적 정서는 아니니깐.그사람과 내 사이가 아니라면 공감하지 못할 이야기니깐.그러다가..
<일요일과 월요일사이> 일요일과 월요일 사이아마 새벽 한 시 쯔음일 겁니다오늘 하루를 그럴 듯 하게 보낸이유를 되짚어보면, 아마그대가 제일 크게 다가옵니다 참 고단한 오늘을 보내며내일을 맞을 생각에 한 번 웃어도 보고자기 전 이불 속에서찰나의 살결을 상상해봄즉 한 번 두근대었습니다 난 당신의 사람냄새가 참 좋습니다가끔은 그 향기 탓에 주체할 줄을 모르겠는데도자꾸만 바라고 기다려지고 그려지는 일요일과 월요일 사이그 새벽은그대로만 가득히 채워집니다. - 이 시는 내가 누군가를 위해 썻던 시다. 까오잡아 말하면 헌정시.그래서 한동안 올리는 것을 꺼려했다 왜냐면, 보편적 정서는 아니니깐.그사람과 내 사이가 아니라면 공감하지 못할 이야기니깐.그러다가, 누군가 누군가는 자신의 상황과 문뜩 들어맞지 않을까하는 그 우연을 기대하며묵혀두던 시..
<향> 쌀알 한 줌을 향기에 쏟아내며두 손 모아 합장하고 안녕을 바라는향 대 두어개를 간절히 밀어 넣고 불, 내 가슴 당신 생각으로 언제고 작열해 온그 씨 하나를 빌려 얹어 놓습니다. 순식간에 아련함이란 포근한 향이마음의 방 곳곳을 짙게 배어버리어 다른 누군가를 위해 문 한 켠을 열어 놓아도환기되질 않고 그럼에도 어느새또 다른 향에 불을 지피고 있는게내 마음의 안녕을 위해서라면이만한 의식이 없음을 아는 까닭입니다. 향 머릿대를 가마안히 보고 있으면힘 없이 무너지는 모양새가당신 생각 않겠다는 내 의지와 똑 닮아무너지지 말어라,무너지지 말어라,질긴 아우성을 뱉어는 봅니다. 이럴 바에 차라리애달픈 향으로내 마음 가득을 채우자 작정했으므로 짙게 배어라되도록이면 따듯하게.
<별똥별> 어둑한 하늘 살결에 부딪치는 차가운 적막호흡에 딸려오는 따스한 입김이 흩어지고 나면청아함에 반짝이는별들의 춤을 보다. 눈길이 미쳐 닿지 못했던시야의 구석 쯔음에서별똥별 하나가 쭈-욱 내뻗어검은 장막 한 가운데에 생긴 하얀 선 하나 선 하나가 가른 그 틈 사이로행복, 사랑, 그리움, 추억 따위가울컥하고 쏟아져 나오다아니다 싶어 금새 도로 제 자신을 감춘다. 그래서따스히 흘러나온 눈물을 거두어어둑한 하늘 그 한 가운데에서. 다시차가운 별들의 춤을 쫓다
<표류> 장엄하다던 나의 인생 항해는나침판도 별자리도 잃어어디로 가는지어떻게 가는지 모를망망대해 한 가운데 놓였다 흐르는 조류에 내 배를 마냥 맡기곤닻 내리고 노 저을 생각일랑 잊고말았다 생각이 많은건가생각이 없는건가심해로 던져진 고민은 끝없이 가라앉고그것을 먹이삼아 뻐끔거리는 저 물고기들은자꾸만 수면의 내 얼굴과 겹쳐진다 울컥하니 눈으로부터 새어나는 심연의 닻은인생이란 바다에 떨궈지고힘찬 동심원을 그려나가나의 좌절을 비웃고 만다 바다가 왜 짠맛이냐 누가 묻거든이젠 답할 수 있겠다수 많은 인생의 눈물을 삼키어 그렇다하면고개를 끄덕일 터다
20151018 저 꽃들처럼 나도괜히 한번 햇빛을 쬐어보려다문뜩 궁금해졌다 "너희는 뭐가 그렇게 좋아 해를 보려하니?" 묵묵부답, 그러다 햇살을 마주보니 느껴지는 따스함은그 이유를 알려주기에 충분했다
<나의 별> 나의 별, 그 빛이차마 내 눈을 만지지 못하고영롱함을 잃고선북녘하늘 어느 한 곳에 있다고만을희미하게 알려 올 때 내가 가야할 곳이내가 가고있는 곳이동녘인가서녘인가갈피조차 못잡으며저 샛별이 너인줄로 알았다 한참을 해매다내일부턴 장마라는 말에'아...이젠 정말영영 못 보겠구나'하는 때 내 안에서 넌지시 방향을 짚어준너를 들었다 아,나의 별, 그 빛은이미 오래 전부터그래 거기있었구나 그대여 나의 별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