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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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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그런 사람이다> ‘너를 환란 가운데 너를 지키는 자라 두려워 하지말라 내가 널 도와주리니 놀라지 말라 내 손 잡아주리라’ 중 오늘의 예배 마지막 즈음 흘러나오는 이 CCM가사에 따라 나의 손을 꼭 잡아주시고는 노래가 끝나기까지 놓치않으셨다. 뜬금없는 제스처에 나는 뜬금없이 눈물이 맺혔다. 예배가 끝나고 나오는 길에 사소한 부탁을 해놓고는 요즘 자기가 나를 너무 편하게 대하냐며 “우리가 이정도 사이는 되지? 내가 너무 부려먹냐ㅎㅎ” 하시지만, 나중에는 새로 시작하는 한학기라며 온갖 걱정과 더불어 넉넉한 용돈을 쥐어주셨다. 서울로 올라가려 집 앞까지 배웅해 주고선, 내가 장난 반 진심 반 헤어짐에 아쉬움을 표해본다면, 왠일인지 괜히 서성거리듯 차에서 걸어나와 어깨동무 한 번 하며 “야 짜식아 우린 평생 갈 사이잖아~”하며 ..
롯데희망장학생 최종합격:) 2017년 7월 20일. 생생함.민정누나를 혜화에서 만나고 시퓨즈 딩고강연을 들으러 신용산역으로 가던 그 지하철 안에서 문자가 왔다. "[Web발신] 롯데장학재단 장학생 추천건으로 이메일 발송하였습니다. 확인 후 연락 요망" 우리학교의 인재개발원이라는 곳에선 메일함이 미어 터지도록 이런저런 소식들을 보내오는데,이 문자 역시도 흔한 중앙대 인재개발원의 문자 쯤으로 생각해서 랜덤재생으로 맞춰놓아 흘러나오는 노래에나 다시 집중했다. 몇마디의 가사가 더 흘러나오지도 않았을 즈음이었나 전화가 왔다. "신동녘학생 맞으시죠? 여기 학생지원처인데요. 이게 좀 급한거라 이러쿵 저러쿵 그래서 지원할 의향이 있나요?" 왜 이 전화가 나한테 걸려오지? 전산오류인가? 별의 별 생각이 다 들면서 머리가 복잡해졌다. 무엇보다 4년..
20170505 어린이날, 은사님과의 오후 # "동녘이랑 이렇게 서울에 와서 밥먹는 날이 오다니! 정말 좋구나 동녘아~뿌듯하다 기특하고" 오늘 밥을 먹다가 별 것 아니게 귀로 흘러들어온 대사에사실 조금 울컥했다. 내가 그리던 몇몇장면 중에는 전혀 없는 장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만큼까지 행복할 줄은 몰랐기 때문에 그 감동이 배가 되었지 싶다. 그리고 당신께서 더이상 나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는 말, 나의 가능성을 전적으로 믿어준다는 그 말을 했을 때에도 참 먹먹했다.누구도 나에 대해 이렇게 믿어주고, 아무도 이만큼이나 나의 가치를 인정해주면서 자긍하도록 해주진 못했는데언제나, 언제나 선생님께서는 나를 믿어주고 나의 가치를 빛내준다.그래서 감사하다. # "그래서 내가 너한테 재수하라고 한거다. 너가 하고싶은 것을 하길 바랬다."이 역시 참 듣기 좋..
미래 알바를 시작한지 한달이 훌쩍넘어 벌써 두달이 다 되어간다.그 동안 담임을 맡고있는 아이들과 많이 가까워졌고 이젠 내 새끼들 같을정도로 정이 참 많이 가는 친구들이다.그들과의 여러 애피소드 중 손에 꼽히게 기억에 남는 일 하나를 적어보려한다. 오후 11시 11분가르치는 학생 하나가 장문의 카톡을 보내왔다.전말;그 날 퇴근하는 길을 같이 걷다보니 자연스레 미래에 대해 두런두런 이야기하고있었다. 주제가 흐르다가 그 학생은 불쑥 자신의 꿈에 관해 나름 잘 정리해 놓은 메모 하나를 꺼내 놓았다. 써놓은 말 한줌씩이 썩 감동이라 그 길로 바로 카톡으로 보내라했더니 쑥스러워하면서 한사코 못하겠다더라...하더니만 결국은 몇 시간 뒤엔지 저렇게 보내온 것이다.본인은 오글거린다했지만 내 눈엔 한없이 기특할 뿐이었다. 그 ..
다리 위 철학 다리;재수할 때에도, 알바하면서도 매일같이 지나는 이 다리는 내게 두 가지 선택을 던진다.간단하다.오른쪽? 왼쪽?지나가는 차와 엑스포다리의 멋진 야경을 보고싶을땐 좀 더 오른쪽으로 갔고, 반대로 흐르는 강과 도시의 어루어짐을 보려면 왼쪽으로 난간 가까이에 걸었다.(가끔 저 노란선의 뽀독거림이 좋아서 가운데로 걸으면서 발을 문지르기도 했다ㅎㅎ변탠가보다) 비슷하게,지금은 재수가 끝나고 나름 중요한 선택을 앞에 뒀다.언제보다 두려움이, 막막함이 컸다. 그 때문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겠어서 여러 인생 선배들의 감사한 이야기를 듣고 소중한 조언을 얻으면서 결론을 내려보려했다. 그러나 뭔가 뒤죽박죽에 팔랑귀마냥 여전히 뒤숭숭했고 이젠 끝을 봐야겠다는 생각에 언제나 그렇듯 인생의 지침서를 찾아갔다.은사님;은사님과..
재수회고록 수능이 끝난지도 벌써 근 한 달이 되어간다.알바도 제일학원에서 하는 덕(?)에 하원했던 길과 퇴근하는 길이 겹치고 재수할 때와 다름없는 길을 걷는다.어제는 끝나고 집에 걸어오는 길에, 작년에 나에게 수시든 정시든 불합격 통보를 해주었던 6개의 대학교에 대한 입시기관의 합격예측을 보고는 묘한 승리감과 함께 지난 재수생활을 반추했다.똑같은 길을 걸으면서 이렇게나 다른 기분일 수가 있나...수능이란게 참 어마어마한 놈인게 확실하다ㅋㅋ 지금은 이렇게 여유롭고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지만정말 치열했고, 숨가빴으며 스스로가 참 끈질기고도 대단했던 시간이였다.되돌아봤을 때 참 다행인 점은 크게 무너진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성적의 급락을 말하는 것이 아닌 내 멘탈을 말하는건데, 현실파악과 긍정파워 사이의 균형은 기가..
20160214 내일부터 나의 두번째 수험생활이 시작된다.친구들, 은사님 내게 너무나 소중한 사람들이자 재수라는 여정에 꼭 다짐을 두고 싶은 사람들에게 9개월 간의 작별을 고했다.누구말따나 이 9개월 간의 결핍은 내게 참 소중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 내일 월요일을 기준으로 276일 남은 두번째 수능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결코 모른다.때문에, 그 미래에 기대를 걸고 걸어둔 기대만큼 무섭기도하다.2015년 한 해를 수험생으로 보내며 분명 행복했던 힘들었던 슬펐던 시간을 돌아보면 참 씁쓸하단 느낌이다.'결과가 이런탓일까'하면 그건 아닌데다른 사람들이 결과만 보고 나를 어떻게 판단할지 모르지만 그건 상관없다. 내 사람들이 나를 판단해주는 그 '과정'에 있어 스스로 떳떳하지 못하는 까닭이다. 그래서 올 한해, 나의 두번째 수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