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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탕;오후 이른 오후되었을 그 무렵,해는 이제 반을 넘어내었다.꽤나 열심히 빛줄기를 떨어뜨린 탓혹자의 등어깨는 볕을 아주 머금었고,나른했다가 달궈지길 다시금 반복하므로올곧게 서있을 리는 없을 터였다. 벤치 위에 머물던 찰나의 시간은그 순간이 머금었던 바람만큼그만큼만 딱 불어와 살랑일 뿐,바쁘다 나를 재촉하질 않아서 그랬는지충분히 여유로웠던 그 날의 오후. 호수, 아니 조금은 넉넉한 연못이라할까.장렬하게 햇볕을 마주하고 있었으나,차마 다는 가슴에 담지 못할 양이었다고고백할 용기가 없는 걸 보니,자존심이란 게 네게도 있었나보다. 그래도"해는 밤을 무서워한다."가운데 용가리가 전설처럼 했던 말이 있었다.아찔하게 쏟아지는 햇살 한줌마다를잘게 쪼개 별처럼 부수어 수면위에 흩뿌리곤어줍잖게 밤하늘을 재법 흉내내고 있었던,호수라..
<봄이란, 참으로 슬픈 계절입니다> 지저귀는 새소리가먹먹함을 묻혀와두 귀는 멀었음에들을 수가 없습니다 벌 나비가 가져올그윽한 봄내음도울음 울어 막힌 탓에맡을 수가 없습니다 꽃피기나 시샘할 터님 온기의 빈자리를엉뚱히도 꿰찼음에이리도 춥답니다 왠지, 참으로 슬픈 계절입니다 봄비보다 부드럽고햇살보다 따듯하게내 몸을 녹여주던그 손길, 쓰담쓰담 님의 존재 그리워이따금 추억해대면그제야 봄은 봄으로아름답기 넉넉합니다 그러나 저에겐그날이 오기까진새소리 춤을 추고벚꽃잎 흩날려도아스라히 잊혀진 봄 속에서그 또한 아름답지 아니합니다
<딴생각> 벚꽃이 핍니다만연한 향기에호점박나비가 춤을 추면그 날, 한 주, 아니다 한달에 한번쯤은나를 떠올려 줄까요 벚꽃이 집니다흩날리는 꽃잎에따스한 햇살과 모든것이그대를 떠올리기에 충분해서그 날, 한 주 아니 한달에 한번쯤에야나는 겨우 딴 생각을 합니다